엘몰 매니저 밀은 님께서 적으셨던 건의문을 건게에서 보실수 있도록
옮겨놓았습니다.
정말 좋은글인데... 잊혀지는걸 보질못하겠습니다.
원본 "엘소드 :: 스타일리쉬 액션 RPG (nexon.com)"
안녕하세요, 엘소드 거래전용카페 엘소드몰(엘몰) 매니저를 맡은 S 밀은입니다.
그간 게임사의 방침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자제해 왔지만,
오늘은 엘소드 거래를 가장 많이 다루는 한 명의 유저로서 이 입장문을 쓰게 되었습니다.
개발사 및 운영사 관계자님들께 실례를 무릅쓰고 말씀드립니다.
인게임 거래시스템을 개선해달라는 요구는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있었지만,
유저들은 19년 간담회 이후로도, 20년 작업장 사태 이후로도, 어떤 개선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일반 유저의 ED수급은 점점 더 어려워지는데 역으로 ED가치는 하락하며 스태그플레이션 상태가 되고,
특히 컬렉션 · 시너지 업데이트 이후로는 사실상
작업장이 게임 경제에 만들어낸 부채를 다른 유저들이 갚고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단지 한도의 문제가 아니고, 단지 작업장 문제가 아닙니다.
단지 그 때문이라기에는 사측의 태도가 너무 무신경했습니다.
요구사항 하나.
유저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인게임 거래시스템을 제대로 개선해주십시오.
현재 인게임에서, 게시판에 판매되지 않는 아이템을 구할 정식 수단은 고성능 메가폰밖에 없습니다.
고성능 메가폰은 일반적으로 게시판에서 구매합니다. 판매자는 대부분 '혐사'입니다.
메가폰이 부담스러운 경우 연습대전을 이용합니다. 그래서 지금 연습대전은 '급처레압레악 ㅅㅅ' 방이 여럿입니다.
최근엔 파티리스트에조차 이런 목적의 침범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인게임 시스템 미비로 대부분의 유저들이 반강제적으로 외부 거래소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비록 그 거래소 관리자의 입장이지만 저는 지금 상황이 정상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유저간의 거래 관리. 모든 유저가 접근할 수 있는 거래장소 제공과 관리. 부정거래자 단속과 제재.
근본적으로 회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요구사항 둘.
게임 경제에 심각한 피해를 끼치는 부정거래자를 회사측에서 직접 제재해 주십시오.
특히 부정거래자, 이른바 '혐사' 문제에 대하여 관계자님들께 묻습니다.
관계자분들께서는 분명 지금 상황을 모르지 않으십니다.
작년 GM서비스평가 중 '혐사' 해결책으로 현금거래 단속을 언급하신 적이 있습니다.
'혐사'의 수익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계시다는 뜻입니다.
엘소드의 문제가 타 게임보다 유독 심각한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1) 평균보다 높은 수준의 거래 의존도:
엔드세팅에 필수적인 아이템은 대개 수요가 비탄력적인데, 이 아이템들을 구하려면 반드시 다른 유저와 거래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은 게임 경제를 사재기에 대단히 취약하게 만듭니다.
작년 칠계 판종된 후에 몇 달간 상황이 어땠는지 떠올려보시면 됩니다.
2) 타 게임에 비해 원시적인 거래 시스템:
타 게임에는 일반적으로 유저 간 거래를 보완해주는 장치가 한두 개 정도는 있습니다.
당일 평균시세나 최저최고 공시, 상하한가 제한, 동일 아이템 매매횟수 제한 등...
엘소드는 신규생성 캐릭터 5일 거래제한이 유일한 장치입니다. 사실상 무의미한 제한입니다.
3) 인구:
가장 중요한 원인입니다. 인구는 물량과 직결됩니다.
2016년 이전엔 지금보다 장사꾼, 사기꾼이 훨씬 많았습니다.
혐사 때문에 다같이 말라죽겠단 소리가 본격적으로 나온 건 19년 이후입니다.
혐사가 미치는 악영향은 거의 인구로 결정됩니다.
인구가 많으면 그래도 물량을 공급해주고 시세를 안정시켜주는 다른 유저들이 있으니
비록 장사꾼이 돈은 벌지언정, 어느 정도는 시장 자체적으로 회복이 가능합니다.
지금 엘소드는 이런 자정작용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인구수가 내려앉았습니다.
다음과 같은 논리로 '혐사'가 정당한 행위라고 강변하는 유저들이 있어,
거래소 관리자로서 느낀 바를 추가해 적겠습니다.
1) 대리보증서 구매나 유저들의 주문식 판매('현질') 유도로 게임사 수익을 창출한다:
구매에 쓰이는 자본은 모두 장사 수익, 즉 다른 유저들 돈입니다.
대리보증서를 산다는 것은 그 구매가격 이상의 수익을 낸다는 뜻이고, 다시 말해,
그 구매가격 이상의 누수를 게임 경제에 발생시키고 있다는 뜻입니다.
아울러 주문식 판매자의 공급의사는 구매자가 '혐사'인가, 일반 유저인가와는 전혀 무관합니다.
혐사가 여기에 기여하는 지분은 없습니다.
2) '혐사'가 유저 간 거래를 원활하게 한다:
팔리지 않는 아이템을 '혐사'가 대신 사서 수요자를 연결해주므로 도움이 된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혐사'는 절대 팔리지 않는 아이템을 사지 않습니다.
수요자가 있는 아이템을 사재기해서 억지로 차익을 만드는 것이 혐사입니다.
엘소드 거래시스템은 애초에 이런 중간공급자가 필요할 정도로 고도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3) '혐사'를 제재할 근거가 없다:
게임사의 운영정책을 떠나 '혐사'는 명백한 불법행위입니다.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게임산업법) 제32조:
① 누구든지 게임물의 유통질서를 저해하는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제4호의 경우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특례법」에 따라 사행행위영업을 하는 자를 제외한다. ...(중략)
7. 누구든지 게임물의 이용을 통하여 획득한 유ㆍ무형의 결과물(점수, 경품, 게임 내에서 사용되는 가상의 화폐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게임머니 및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와 유사한 것을 말한다)을 환전 또는 환전 알선하거나 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행위
대부분의 '혐사'는 오픈채팅 또는, 직접 개설한 거래소 등으로
유형으로 위 법률에서 규정한 환전 알선 / 재매입 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엘소드 내 '혐사' 문제가 심각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지만,
그간의 데이터를 보면 진짜 '혐사꾼'은 아무리 많아도 십여 명 이내로 추정됩니다.
인당 수십 개의 계정을 사용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 인원들은 갖은 수단을 동원해 수시로 사기행위까지 하면서도 사실상 아무런 제지를 받고 있지 않습니다.
단 몇 명의 손에 게임 경제시스템이 송두리째 무너진 상황을 알고 계십니까?
왜 아무런 조치도, 최소한 시늉이라도 취하지 않으십니까?
인원이 적어서, 운영사의 데이터에 수치적으로 나타나는 부분이 적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혐사'가 게임에 끼치는 손해는 금전적인 부분에 국한되지 않음을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단지 몇 명의 '혐사' 때문에 절대 다수의 유저들이 게시판 가격을 신뢰하지 못하고, 반강제적으로 외부 거래소를 이용해야 하고,
거래 중에도 수시로 달려드는 혐사꾼들로 스트레스를 받고, 잘 모르는 신규/복귀유저분들은 더러 사기를 당해 정착자본을 빼앗깁니다.
이중 무엇도 수치화되기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분명히 큰 마이너스입니다.
요구사항 셋.
유저 요구를 받아들이든 그렇지 않든, 제대로 된 피드백을 제공해주십시오.
엘소드몰 관리자로 근무한 지난 1년 5개월 동안 약 400여건의 부정거래자 아이디를 제재했습니다.
저희가 아닌 회사의 일이었지만, 어떻게든 '혐사'를 막아보려고 애썼습니다.
저희라도 하지 않으면 게임 경제가 정말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것이란 위기감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대가로 쓰러지고 있습니다.
한 달에도 두세 번씩 고소 등의 위협을 받고 있고, 최근엔 방심위 절차도 경험해보았습니다.
회사에는 이럴 때 형식적으로나마 병가, 연차가 있고, 도와줄 상급자와 매뉴얼이 있고,
대응해줄 법무팀이 있고, 최소한 이런 비용에 보탤 수 있는 급여가 있습니다. 저희는 없습니다.
저희와 상황이 아주 같지는 않겠지만, 타 거래소 관리자분들 또한 좋지 않은 환경 속에서 많은 부담을 지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한 회사측의 대응방침을 고객센터에 여쭈려 했을 때 제가 받은 답변은
'운영정책 적용 세부사항을 알려드릴 수는 없다'가 전부였습니다.
다수 유저가 목소리를 낸 사안임에도 어떤 운영상(또는 경영상)의 이유가 있어서 조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최소한 그 이유라도 밝혀주시는 것이 회사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비단 거래시스템뿐만 아니라 캐릭터/스킬 밸런싱 등 다른 문제에서도, 개발사 및 운영사의 소통 부재로
평범한 유저들끼리 막연히 이야기 나누다 서로 싸우고 다치는 광경을 이미 너무 많이 보았습니다.
그런 일이 조금이라도 줄었으면 하는 마음에 이 글을 적습니다.
모르고 계셨다면 들어주시고,
알고 계셨다면 그렇다고 말해주시고,
확답하지는 못해도 고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시고,
당장 고치기 힘들다면 이유를 말해주십시오.
2019년 간담회 종료 532일차,
저희는 아직도 회사측의 소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