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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소드가 이 꼬라지가 난 이유 7
지약브라콤
Lv.99
  • 작성일 2021.02.23 01:06
  • 조회수 3489
  • 추천수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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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론> - 게임이 망해가는 원인은 유입에 문제가 있어서?



 엘소드라는 장수 게임이 현재 이처럼 침울한 암흑기를 겪는 이유를 내 나름대로 설명하겠다.  

우선, 이 게임에는 강화 시스템 등 매우 근본적이고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는건 맞다. 이 부분을 언젠가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도 한다. 그렇지만, 그와 별개로 패치에서 큰 사고라도 치지 않는 한 방학 시즌, 신캐릭 등장 시즌에는 늘 충분한 유입이 있었고, 적어도 성명문 올라올 정도로 심하게 게임이 소리소문 없이 망해가진 않았다. 


 그렇다면 이 게임이 이렇게까지 벼랑 끝에 몰린 이유가 무엇이냐? 이를 이해하려면 게임의 경제, 컨텐츠 순환의 핵심인 '신규 및 복귀 유저 유입' 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그 근간에는 작년 11월 19일에 있었던 점핑 이벤트가 있다.



                                  <운영진의 설계도>



 작년 점핑 무렵, 유저들에게 호평을 받았던 패치가 있었는데, 바로 점핑 이벤트와 같이 진행되었던 패치다. 

내가 기억하는 큼지막한 패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칭호 조건 완화,

 2-바니.미르 지역 액세서리 등장 확률 증가,

 3-마스터 로드 지역 일/주간 퀘스트 추가, 

 4-파괴의 엘티어에서 해당 캐릭터의 스킬만 나오도록 패치,

 5-바니.미르 레이드 인원 수 8인에서 6인으로 조정


 아마, 점핑과 동시에 진행된 이 이벤트는 점핑 이벤트로 대량 유입된 신규/복귀 유저들이 게임에 적응하기 쉽게 함과 동시에, 이 인원들이 구매하게 될 아이템들(결계의 파편, 바니.미르 지역 액세서리, 마스터 로드 액세서리)의 시세가 폭등하지 않도록 하는 목적이었을 것이다. 

 풀린 아이템의 숫자가 과해져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할 때 즈음 신 캐릭터를 출시하고, 이로 인한 유입으로 풀린 물량이 다시 조정될 것이라고 운영진은 믿었고, 이 물품들의 공급이 폭발하여 컨텐츠 소모를 감당하기 힘들어질 때 즈음 신규 컨텐츠를 출시할 생각이었겠지. 

 

 운영진 생각대로만 되었다면, 아직까지는 바니.미르 액세서리들의 시세는 1억 전후를 유지하고, 유입된 유저들은 

ED를 벌러 연구소, 오염을 돌고, 어느정도 스펙업을 마친 유저들은 바니.미르 액세서리를 팔아 돈을 벌고, 그보다 더 스펙업을 한 유저들은 마스터 로드를 돌아서 얻은 아이템을 유저들에게 팔아가며 돈을 벌었을 것이다.



                             <설계대로 되지 않은 이유는?> - RPG의 근간은 성장과 목표다
 

 패치의 목적대로 흘러가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이 게임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접었기 때문이다. 

 

 왜 유입된 유저들이 흥미를 잃었을까? 그건 게임사가 '성장과 목표' 라는 재미를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RPG에서 유저들이 재미를 느끼는 포인트 중 가장 큰 부분이 바로 캐릭터의 성장이다. 그리고, 뉴비들을 기준으로 볼 때 이 '성장' 의 핵심에 있는 것이 바로 바니.미르 레이드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단죄의 무기' 다. 

따라서, 게임사는 유입된 유저들에게 바니.미르 레이드를 '목표' 로 삼게 만들어야 하고, 이 레이드를 통해 무기를 얻어 유입된 유저들에게 '성장' 의 재미를 제공해야 한다. 

 게임 진행의 핵심이자 캐릭터에 귀속되는 무기 획득을 통해 유저들의 시간과 비용을 매몰시키는 것이 유입된 유저들을 게임에 정착시키는 핵심 요소이다. 


 당시 게임을 접었던 대다수의 유입 유저들은 바니.미르 레이드를 들어가는 단계에서 포기했다. 왜일까? 



                                 <바니.미르 레이드의 문제점> - 운영진의 게임에 대한 몰이해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가장 큰 것은 바로 바니.미르 레이드가 구조적으로 갖고 있는 캐릭터 차별대우다. 파티에 큰 도움이 되는 시너지 캐릭터들이 아니면 파티에 참여하기란 지극히 어렵다. 

 기존 8인 레이드 시절에는 한 파티에 한 명 정도씩 시너지가 없는 캐릭터들도 파티에 참가할 여력이 있었지만, 마침 점핑 이벤트와 동시에 8인까지 입장 가능하던 인원수를 6인으로 줄였다. 

 운영진의 게임 이해도가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단적으로 나타낸 패치라고 볼 수 있겠는데, 바로 레이드에 존재하는 필수 시너지의 여부를 무시한 채, 인원수를 줄인 대신 난이도를 유지하기 위해 하향 조정한 보스의 난이도가 오직 체력 뿐이었다. 

 바니.미르 레이드에서 존재하는 필수 시너지는 일반적으로 딜러 2명, 속성 저항력 감소 2명, 빙결 1명, 슈퍼 아머 1명이다. 강력한 딜러가 있는 파티라면 얘기가 다를 수 있겠지만, 정말 강한 딜러들은 프뤼나움 레이드를 하기에도 바빠 바니.미르 레이드에 잘 참여하지 않는다. 

 그 결과, 6인으로 패치된 바니.미르 레이드에서 비선호 캐릭터의 자리 따위 존재하지 않게 되었고, 이른바 퓨어 딜러 캐릭터를 선택한 대다수의 유저들은 목표를 잃고 게임을 접게 된다. 


 캐릭터를 선택하기 이전의 유입 유저들이 캐릭터들의 시너지 유무에 대해 알고 시작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무턱대고 퓨어 딜러 캐릭터를 선택한 유저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이 상황은 사실상 유입 유저 대다수의 단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갓패치가 몰고 온 컨텐츠 소모>


 여기서 앞서 설명한 내용을 떠올리면 된다. 액세서리 드랍 확률 상향, 칭호 조건 완화, 마스터로드 지역 일/주간 퀘스트 추가...

 신규/복귀 유저의 대량 유입을 전제로 하여 유저들에게 소위 '갓패치' 로 불렸던 저 패치들은, 유입이 단절되어 아이템의 수요가 적어지자 빠른 속도로 컨텐츠를 소모시키기 시작했다. 

 대량의 유입 유저들이 던전을 돌아 인게임 재화를 풀고, 이 풀린 재화들로 고스펙 유저들에게서 아이템을 사고, 이를 통해 재화를 획득한 고스펙 유저들이 재련을 통해 ED를 삭제시키는 식으로 돌아갔어야 할 게임 경제가, 유저들의 유입이 없자 완전히 마비되었다.

 고스펙 유저들이 팔아 돈을 벌어야 할 마스터로드, 바니.미르 지역 액세서리의 수요가 없자 이 두 '컨텐츠' 는 완전히 소모되었고, 고인물 유저나 그렇지 않은 유저나 돈을 벌려면 모두 뉴비 컨텐츠를 해야만 하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기에 이르렀다.

 비밀 던전 뿐만 아니라 뉴비들의 핵심 ED 획득 수단인 영웅 던전 일일 퀘스트마저 기존 유저들이 적극 발을 담그기 시작하여, 이를 통해 얻는 아이템의 가치 또한 점점 하락하고 있으며, 뉴비들이 돈을 벌기 힘들어지니 유입은 점차 더더욱 끊기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 현실이다. 



                                  <유입 부족의 여파가 기존 유저에게> - 징검다리의 부재



 앞서 RPG 게임에서 게임사가 유저에게 제공해야 하는 재미의 핵심은 '성장과 목표' 라고 말했는데, 이건 뉴비에게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본래라면 리고모로 지역 던전에서 파밍할 수 있는 스펙이 된 유저들이 다음 목표로 삼아야 할 컨텐츠로 마스터로드가 존재해야 하며, 마스터로드에서 파밍하여 돈을 벌어 다음 목표로 삼을 컨텐츠가 바로 프뤼나움 레이드다. 그러나, 마스터로드 지역이 컨텐츠로서의 가치, "목표" 로서의 가치를 상실하자, 리고모로 지역에서 파밍할 능력이 되는 유저들의 다음 목표는 자연스레 신레이드를 향한다. 

 그러나, 프뤼나움 레이드는 이 게임의 최종 컨텐츠답게 상당한 스펙을 요구하며, 게임을 가볍게, 천천히 즐기는 유저들이 목표로 삼기란 불가능하다. 리고모로 던전에서 파밍할 수 있는 스펙 요구치에 들어가는 시간, 비용의 최소 3배 이상을 들여야 프뤼나움 레이드에 겨우 발을 담글 수 있다. 


 다음 대목표를 신레이드로 삼더라도, 그 징검다리 역할을 해줄 소목표로서 바니.미르 레이드 딜러를 목표로 하는 경우도 많다. 다만, 바니.미르 레이드 딜러로서 돈을 버는 수단은 포션, 회수권으로 징표를 교환하여 파는것인데, 유입이 줄어 회수권 값이 떨어지고, 신레이드를 졸업하는 유저가 점차 늘어나는 와중에 신레이드에 입학하는 유저수가 이를 상회하지 못하면 포션의 값 역시 큰 폭으로 떨어진다. 실제로 현재 가이아 서버는 이 현상을 겪고있으며, 솔레스 서버 역시 이 현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리라 예상하는게 타당하다. 기껏해야 몇주 내지는 몇달 이내로 같은 현상이 벌어질것이다. 

 하여, 바니.미르 레이드 딜러 역시 마스터로드와 마찬가지로 '목표' 로 삼을 메리트를 잃는 중이다. 


 현재 이 과정에서 이 게임에 정착했던 수많은 유저들이 흥미를 잃고 게임을 접고있다. 이 유저층은 게임에 많은 시간과 돈을 쏟아온, 게임에 큰 애착이 있는 유저들이므로, 이들을 잃는 것은 게임사 입장에서 큰 손실이다. 


 

                                             <중간 요약> 



1. 이 게임의 컨텐츠 부족, 경제 마비 현상의 원인은 유저 유입에 의한 재화 생성과 삭제의 순환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며


2. 유저가 유입되지 않는 이유는 유입 유저에게 '성장과 목표' 를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3. 그리고 이러한 문제들은 기존 유저의 '성장과 목표' 상실에 기여하고 있으며, 


4. 이로 인한 기존 유저 이탈 현상이 빈번히 발생중이다. 


       

                                  

                                        <편의성 패치의 불안점>



 돌아오는 주 목요일에 유저들이 호평하는 '편의성 패치' 가 진행된다. 필자 역시 이 패치에 대해서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중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긴 하지만, 방치하다가 남은 소까지 다 잃는 것보단 낫지 않은가? 

 그러나 한편으로는 불안한 마음도 있다. 패치 내역 중 '엘티어' 부분은 "엘리아노드" 라는 하나의 컨텐츠의 소모 속도를 늘리겠다는 의미다. 

 본문에 마땅히 자리가 없어 초점을 맞추지 못했는데, 뉴비들이 돈을 벌 수단을 잃어가는 이유중 하나가 바로 '엘리아노드' 에서 드랍되는 엘티어가 신규 유저 유입이 끊기자 점점 가치를 잃는다는 것이다. 

 한번 맞추면 더이상 필요하지 않은 엘티어의 가치가 유지되려면 계속해서 유저가 유입되어야 한다. 새로 유입된 유저가 앞서 유입된 유저들의 잉여 엘티어를 구매함으로써 엘리아노드 던전이 하나의 컨텐츠로서 기능할 수 있게 된다. 

 필요한 엘티어를 더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하면 엘티어의 가치는 떨어지고, 엘리아노드라는 지역은 라녹스, 엘리시온, 엘트리온과 별반 다르지 않게 될 것이며, 뉴비들이 다음 컨텐츠로 건너갈 징검다리 하나를 부수는 셈이 될 수도 있다. 


 헤니르의 시공 역시, 포스의 보급이 가속화되면 결국 포션셔틀 컨텐츠로 전락할 것이다. 이에 대한 대처안 또한 마련해야 될 것이다. 당장 필자가 생각나는건 새로운 지역에서 새로운 포스를 출시하는 것, 새로운 체인지 포스를 출시하고 이를 시공을 통해 획득하는 것이 있다. 


 무엇보다, 바니.미르 레이드 회수권을 주간 퀘스트로 제공하고, 게.이지 상승량을 두배로 늘리는 것 역시 컨텐츠를 소모시키는 행위중 하나로, 충분한 유입이 없다면 회수권의 가치는 시간이 흘러 레이드를 졸업하는 사람이 늘어날 때마다 하락할 것이며, 이 레이드가 충분한 메리트를 갖지 못한다면 파티 플레이를 강조한 컨텐츠 특성상 향후 큰 문제로 번질 수 있다.  


                                             <결론>


 역사는 미래를 보는 거울이라고도 한다. 이번에 겪는 엘소드의 암흑기가 엘소드가 더 큰 재미를 주는 좋은 게임으로 크기 위한 성장통이었으면 좋겠다. 

 내 유년기를 함께한 이 게임은 내 게임 인생에 있어서 고향과도 같다. 나는 내 고향이 폐허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다. 

 더 나은 엘소드가 바라길 진심으로 바라며 글 마무리하겠다. 부족하고 긴 글 끝까지 읽어줘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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